그렇게 마시면 내일 속 아파.
밀려온 물컵을 내려다보던 고유빈은 잠깐 멍하니 있다가, 그 컵을 순순히 집어 들었다. 반쯤 마시고 내려놓는데 잔 바닥이 테이블에 닿는 소리가 아까보다 훨씬 조심스러웠다. 위스키로 데워진 목구멍에 찬물이 지나가자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이 가슴 안에서 뒤섞이는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고유빈은 손등으로 입술을 문지르며 눈꼬리를 접었다. 걱정을 받는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 줄 몰랐다.
걱정해 주는 거지, 지금? 나 그거 되게 좋아하는데.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리며 고유빈은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얇은 팔목에 걸린 시계가 캔들 불빛에 노랗게 번졌다. 바 안쪽 스피커에서 흐르던 재즈가 어느새 조금 더 느린 곡으로 넘어가 있었고, 옆 테이블 손님들은 계산을 하고 나가는 중이었다. 문이 열릴 때마다 밤공기가 훅 들어왔다가 사라졌다. 좁은 공간이 점점 두 사람만 남는 방향으로 비어 가고 있었다.
조명 아래에서 그녀의 파란 눈동자가 유리구슬처럼 맑게 빛났고, 뺨의 붉은 기운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아까 자신이 뭐라고 했더라. 이제 물어봐도 된다고 했다. 그 말을 뱉어 놓고 나니 심장이 갈비뼈 안쪽을 두드리는 게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멋있게 원샷했다고 생각했는데. 걱정만 시켰네. 미안해.
고유빈은 웃으며 물컵을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러고는 남아 있던 나쵸 접시를 양소희 쪽으로 밀어 주고, 하몽 한 장을 집어 그녀의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였고, 생색 같은 건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조금 기울여 그녀의 눈높이를 맞췄다.
가슴 주머니 안에서 하트 병뚜껑이 다시 작게 흔들렸다. 고유빈은 그걸 손끝으로 꾹 눌러 진정시키듯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주머니에서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소주병 뚜껑으로 만든 조악한 하트. 조명 아래에서 보니까 더 삐뚤빼뚤했다. 그게 웃겨서 또 웃음이 났다.
이거, 오늘 집에 가서 어디에 둘지 벌써 정했어. 베이스 케이스 안쪽 주머니. 거기 넣어 두면 공연 갈 때마다 같이 가는 거잖아.
고유빈은 뚜껑 하트를 손바닥 위에서 한 바퀴 굴리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는 양소희 쪽으로 상체를 조금 더 기울였다. 좁은 테이블 위에서 두 사람의 거리가 한 뼘쯤 더 줄어들었다. 위스키 냄새와 풋사과 향이 그 사이에서 겹쳐졌다.
물 마셨으니까 이제 봐줘. 그리고⋯⋯ 소희야, 안 물어볼 거야? 나 지금 진짜 다 말할 수 있는 상태라서.
⋯⋯그래, 뭐였어? 우리 유빈이가 계속 참고 있던 말.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고유빈은 오히려 입을 다물었다. 다 말할 수 있다고 큰소리쳐 놓고 정작 물어보니 목구멍 안쪽이 막힌 것처럼 소리가 안 나왔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제 손을 내려다봤다가, 물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을 손끝으로 한 번 훑었다가, 결국 다시 양소희를 봤다. 손끝이 축축해진 채로 허공에 잠깐 머물렀다. 옆 테이블이 비어 버린 뒤로 바 안은 조용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느린 기타 소리와 사장님이 잔을 닦는 소리만 남아 있었다.
이상했다. 뉴욕에서 살 때도,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설 때도 이런 식으로 말문이 막힌 적은 없었다. 고유빈은 헛웃음을 짧게 흘리며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쓸었다. 실버 체인이 손등에 걸려 짤랑거렸다.
와, 웃긴다. 나 원래 말 잘하는데.
그는 등받이에서 몸을 떼고 테이블 위로 팔꿈치를 올렸다. 조명이 그의 남색 머리카락 끝을 파랗게 비췄다. 반묶음으로 묶은 머리 몇 가닥이 흘러내려 관자놀이 옆에 붙어 있었지만 고유빈은 그걸 정리할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눈동자만 양소희의 얼굴 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아까 혀끝으로 입꼬리를 가리키던 장면이 머릿속에서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고유빈은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었다. 위스키 때문에 데워진 가슴이 부풀었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소희야. 나 소희 좋아해. 친구로 좋아하는 거 말고, 그냥 좋아해.
말을 뱉고 나니 오히려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고유빈은 눈썹을 살짝 올린 채로, 자기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스스로도 확인하듯 잠깐 멈췄다. 그러고는 웃었다. 참으려다 실패한 웃음이라 입꼬리가 제멋대로 올라갔다.
계속 말 안 하고 있었던 건, 소희가 나 편하게 대해 주는 게 좋아서. 이 말 하면 그게 없어질까 봐. 근데 오늘 계속 생각했거든. 편한 것보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훨씬 낫겠다고. 소희 손 잡고 걸을 때부터 계속.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양소희의 손을 향해 다시 손을 뻗었다가, 잡기 직전에 멈추고 손바닥을 위로 뒤집어 그냥 펼쳐 놓았다. 잡을지 말지는 네가 정하라는 것처럼. 손금 위로 캔들 불빛이 흔들렸다.
대답 지금 안 해도 돼. 그냥 오늘 말하고 싶었어. 취하면 말한다고 했는데 사실 나 하나도 안 취했고, 그건 좀 반칙인가?
고유빈의 목소리 끝이 조금 늘어졌다. 긴장했을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그는 남은 물을 한 모금 더 마시고 컵을 내려놓으면서, 시선만은 끝까지 그녀에게서 떼지 않았다.
나는⋯⋯. 유빈아, 나는.
나는 사실 부끄럼도 많이 타고, 평생 연애도 겨우 세 번 해 봐서 아직 좋아한다는 말이 서툴러. 그래도 돼? 능숙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 옆에서 익숙해져도 돼?
손바닥 위에 얹힌 무게가 생각보다 가벼워서, 고유빈은 처음에 그게 정말 소희의 손인지 확인하려고 시선을 내렸다. 하얀 손가락이 손금 위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간지러운 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닌데 팔뚝을 타고 목덜미까지 뭔가가 쭉 올라왔다. 고유빈은 그 감각을 삼키느라 입술을 한 번 다물었다. 테이블에 엎드린 채 눈만 빼꼼 내놓은 얼굴이 시야 아래쪽에 걸렸다. 눈꼬리가 붉었다. 그것만 봐도 지금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다 알 것 같았는데, 정작 고유빈 자신도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천천히 접어 양소희의 손을 감쌌다.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차가운 손이었다. 늘 그랬다. 처음 깍지를 꼈던 어제도 그녀의 손은 서늘했고 자기 손은 뜨거웠다. 그 온도 차이가 좋아서 집에 가서까지 혼자 생각했던 게 겨우 하루 전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서툴러도 돼. 당연히 되지.
고유빈은 감싼 손을 살짝 들어 올려 테이블 위 캔들 쪽으로 가져갔다. 불빛 가까이 대니 양소희의 손가락 마디가 노랗게 물들었다. 그는 그걸 잠깐 들여다보다가 엄지로 손등을 한 번 쓸었다.
나 연애 잘하는 사람 아니야. 그러니까 나도 서툴러. 소희야, 서툰 사람 둘이 있으면 그냥 둘 다 서툰 거야. 아무 문제도 안 생겨.
말하면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방금 자기가 한 말이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진심이었다. 고유빈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테이블에 거의 뺨을 붙일 듯한 자세로 내려갔다. 엎드린 양소희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남색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테이블 위에 닿았다. 그 우스운 자세로 그는 양소희의 눈을 정면에서 마주 봤다.
얼굴 숨기는 거 알겠는데, 그러면 자기도 내려가면 그만이었다. 눈만 보여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왕이면 다 보고 싶었다.
나는 소희가 안 익숙해져도 좋아할 것 같은데. 매번 이렇게 얼굴 빨개져도 괜찮고.
고유빈은 잡은 손에 아주 살짝 힘을 줬다. 손가락 사이로 그녀의 손가락을 밀어 넣어 결국 깍지가 되었다. 아까 걸었을 때처럼, 그렇지만 완전히 다른 의미로.
사장님이 저쪽에서 조용히 잔을 정리하는 소리가 났다. 스피커의 노래가 한 곡 넘어가면서 나른한 기타 소리가 낮게 깔렸다. 고유빈은 그 소리를 배경으로 두고 한참 양소희를 바라봤다. 좋아한다고 말했고, 그 말이 거절당하지 않았고, 손을 잡았다. 오늘 밤에 일어난 일들을 순서대로 세어 보다가 그는 결국 이마를 테이블에 툭 박았다.
잠깐만. 나 좀 진정하고.
엎드린 채로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웅얼거려서 잘 들리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깍지 낀 손은 절대 놓지 않았다. 몇 초쯤 그러고 있다가 고유빈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귀 끝이 완전히 빨갛게 익어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었다.
소희야.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지?
확인하듯 물어 놓고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고유빈은 자유로운 다른 손으로 양소희의 앞머리를 조심스럽게 옆으로 넘겨 줬다. 이마가 드러나자 그 위로 캔들 불빛이 닿았다. 숨기고 싶어 하는 걸 아는데도 조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이겼다. 손끝이 관자놀이 근처에서 잠깐 멈췄다가 떨어졌다.
미안, 얼굴 보고 싶어서. 싫으면 말해. 안 할게.
응. 사귀는 거야, 우리.
그 짧은 대답이 귀에 닿은 순간, 고유빈은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눈을 두 번쯤 깜빡였고, 손끝에 남아 있던 온기를 확인하듯 깍지 낀 손에 힘을 조금 더 줬다. 사귀는 거야, 우리. 열 글자도 안 되는 말이었는데 귓속에서 계속 되감기는 것처럼 반복됐다. 캔들 심지가 타들어 가면서 작게 탁,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릴 만큼 그의 머릿속이 조용해져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고유빈은 이마를 다시 테이블에 박았다. 아까보다 세게, 쿵 하는 소리가 났다. 술잔 안의 얼음이 짤랑거리며 흔들렸다.
Oh my god. 진짜 큰일 났다.
그러고는 곧바로 고개를 들었는데, 표정 관리를 완전히 포기한 얼굴이었다. 입꼬리가 양쪽으로 올라가 있고 눈은 거의 접혀 있었다. 귀 끝뿐 아니라 목덜미까지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본인은 그걸 인지하지도 못하는 눈치였다. 고유빈은 깍지 낀 손을 들어 올려 제 입가에 가져다 대고 잠깐 눌렀다가, 다시 테이블 위에 얌전히 내려놓았다.
자꾸 옆으로 굴러가는 파란 눈동자를 따라 그도 고개를 기울였다. 왼쪽으로 피하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도망가면 오른쪽으로. 강아지가 공을 쫓듯 집요하지도 않고 그냥 느긋하게 따라다녔다.
소희야. 나 봐 봐.
그렇게 부르면서도 억지로 턱을 잡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 잡지 않은 손으로 테이블 위 물컵을 밀어 소희 쪽으로 보냈다. 술을 꽤 마셨으니 물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과, 물이라도 마시면 저 굳은 어깨가 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안 봐도 되고. 그냥, 나 지금 웃는 거 보여 주고 싶었어.
고유빈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자세를 고쳤다. 셔츠 가슴 주머니가 살짝 튀어나와 있었다. 아까 받은 소주병 뚜껑 하트가 그 안에 들어 있었다. 그는 그걸 손끝으로 톡톡 두드려 보고는 시선을 내려 잠깐 웃었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순서대로 떠올려 보려는데, 홍대입구역 앞에서 손을 잡은 것부터 이미 흐릿했다. 기억이 흐린 게 아니라 그 위에 방금 들은 대답이 덮여 버린 탓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고유빈이 고개를 들었다.
소희야, 우리 나갈까? 밖에 바람 좋을 것 같은데.
시계를 확인하니 열한 시가 조금 안 되어 있었다. 취기가 오른 것 같긴 한데 발밑은 멀쩡했고, 어차피 오늘 그의 상태가 이상한 건 술 때문이 아니었다. 고유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갑을 꺼내며 카운터 쪽으로 몸을 반쯤 돌렸다. 계산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카드를 손에 들고 있었다.
계산은 내가 하고. 소희는 가디건 잘 여미고 있어. 아까보다 쌀쌀할 거야.
카운터에서 돌아온 그는 지갑을 주머니에 넣고 양소희에게 아까처럼 손을 내밀었다.
한강 갈래? 아니면 그냥 골목 걷다가 집 데려다줄까. 소희가 정해. 오늘은 소희 말이 다 맞는 걸로 할래.
고마워. 다음엔 내가 살게⋯⋯. 한강 가자. 얼굴 뜨거워서 바람 쐬고 싶어. 택시 잡히려나.
택시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한꺼번에 잘려 나갔다. 좌석 시트에서 나는 인공적인 방향제 냄새와, 그 위로 옅게 겹치는 풋사과 향. 고유빈은 잡은 손을 그대로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채 창밖으로 흘러가는 간판들을 잠깐 봤다. 홍대 거리의 네온이 유리에 번지듯 지나갔고, 그 위로 양소희의 옆얼굴이 반투명하게 겹쳐 보였다. 다음엔 내가 살게. 아까 그 말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었는데, 고유빈은 그 말에 대해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다음이 있다는 뜻으로만 들려서, 그게 좋아서.
유빈아, 어깨에 머리 기대도 돼?
고유빈은 대답 대신 어깨를 살짝 낮췄다. 키 차이 때문에 그냥 있으면 목이 불편할 게 뻔했으니까, 등을 조금 뒤로 미끄러뜨리고 자세를 낮춰서 높이를 맞춰 줬다. 그러고 나서야 웃으면서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당연하지. 물어보고 하는 거 좀 서운한데.
양소희의 머리가 어깨에 닿았다. 무게랄 것도 없는 무게였는데 고유빈은 순간 숨을 한 박자 늦게 쉬었다. 셔츠 천 너머로 체온이 전해졌다. 손은 서늘한데 관자놀이는 따뜻했다. 그 온도 차이가 신기해서 고유빈은 자유로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아주 가볍게 쓸어내렸다. 로우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끝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강변북로로 들어서자 창밖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강물 위의 불빛들이 길게 늘어졌다. 고유빈은 그 풍경을 보다가 문득 자기 셔츠 주머니를 손끝으로 확인했다. 딱딱한 금속이 만져졌다. 병뚜껑 하트는 여전히 거기 있었다.
소희야.
부르고 나서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르고 싶어서 부른 거였다. 어제 통화할 때 서로 이름 자주 불러 달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이제는 아무 이유 없이 불러도 되는 사이라는 게 새삼 실감이 났다.
아니야. 그냥 불러 봤어. 이제 이래도 되잖아.
택시가 반포 나들목으로 들어가며 속도를 줄였다. 창을 조금 내리니 강바람이 훅 밀려 들어와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다. 고유빈은 그 바람에 눈을 살짝 찡그리면서도 창을 닫지 않았다. 얼굴이 뜨겁다고 했으니까. 대신 반대쪽 손으로 양소희의 가디건 깃을 조심스럽게 여며 줬다. 목덜미에 바람이 직접 닿지 않도록.
천천히 내려. 문 잡고 있을게.
결제를 마치고 먼저 내린 고유빈은 문을 붙잡고 손을 내밀었다. 강변 산책로 쪽에서 자전거 벨 소리와 사람들 웃음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다. 편의점 앞 파라솔에는 라면을 먹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강 건너편 빌딩들의 불빛이 물 위에 길게 흔들렸다. 고유빈은 내린 양소희의 손을 다시 잡고 걷기 시작하다가, 두어 걸음 만에 걸음을 멈추고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잠깐만. 나 확인할 게 있는데.
그렇게 말하고는 잡은 손을 들어 올려 손등에 이마를 살짝 댔다. 아까 바에서 했던 것처럼. 그러고 몇 초 있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표정이 완전히 풀려 있었다.
응, 꿈 아니네. 확인 끝. 가자.
서툰 사람 둘이 있으면 그냥 둘 다 서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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